작가노트

작가는 평소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유창하게 말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관심 있는 것들을 기록하고 그림으로 표현하며 자신만의 언어로 세상을 이야기해 왔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미술에 두각을 나타냈으며, 자신이 관찰한 것들을 꾸준히 그리고 만들어 가며 작품 세계를 확장해 왔습니다.

 그의 시선은 일상 속 작은 것들에도 머뭅니다. 거리를 지날 때, 차를 타고 가면서, 주변 풍경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기억 속에 담아냅니다. 세계 각국의 국기, 고전 인물과 악기, 거리의 간판, 미용실의 사인볼, 친구들과 선생님의 옷차림과 신발까지—그의 관심은 매우 폭넓고 섬세합니다.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는 미용실의 사인볼을 주제로 한 콜라주 작업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꾸준히 그려온 작은 그림들을 하나하나 오려 붙여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그 속에는 작가가 걸어온 시간과 바라본 세상의 풍경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그는 거리 곳곳에 있는 사인볼을 기억 속에 새긴 뒤, 이를 다양한 모습으로 재구성하며 자신만의 시각적 언어로 풀어냅니다.

 또한, 그는 사람들의 옷차림을 관찰하여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작업도 합니다. 다양한 색과 형태의 옷들을 하나의 선 위에 나란히 연결하는데, 이는 마치 나란히 손을 맞잡은 사이좋은 이웃, 친구들처럼 보입니다. 각기 다른 모습이지만 하나의 선 위에서 조화를 이루는 빨랫줄의 풍경처럼, 작가는 세상도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조금 더 따뜻한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작품 속에 담았습니다.

송종구작가님의 작품세계

함께 가는 여행, 73x91cm, 캔버스에유화 혼합재료, 202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