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이 그림은 내 머릿속, 내 마음속, 나의 상황들을 그린 자화상과도 같다. 이 그림 속에는 나의 원래 긍정적인 성격을 태양과 로켓으로, 밀려오는 외로움과 슬픔을 바다 생물과 배로, 혼란스러운 나의 모습을 비행 생물과 나무로,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싶다는 생각을 드릴과 육지 생물로 나타내어 보았다. 나는 나의 생각을 설명하기 어려워 도식화시켜 정리한다. 여기 그 대략을 적어본다.

로켓과 커다란 행성 속에 있는 해바라기는 뛸 듯이 기뻐하고 있다. 내가 원래부터 지니고 있던 유쾌발랄함과, 언제나 긍정적인 마음을 상징한다. 가운데의 태양은 내가 제일 편안해하는 가족의 품 같은 안식처를 상징한다.

바다 생물들은 늘 외롭고 슬픈 나를 상징한다. 특히 눈물을 흘리는 바다뱀은 소통할 사람 친구가 없어 계속되는 외로움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나와 비슷하다. 해적선은 그런 슬픔에서 벗어나려는 나의 마음을 형상화한 것이다.

기구를 타고 날아가거나, 나무 행성 위에 앉아있는 새 날개의 캐릭터와 박쥐 날개의 캐릭터는 자아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고, 때로는 고민하는 나의 모습이 담겨있다. 익룡과 새는 어떻게 하면 나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고, 또 다른 삶으로 나아갈지 고민하는 이야기이다.

또 드릴과 용각류 공룡은 앞으로 내게 많은 어려움들이 생기겠지만 그것들을 극복하고 나아가고 싶다는 나의 의지를 강하게 담았다. 코끼리의 경우, 내가 많은 생각을 하지만 잘 표현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드러내고 있다.

중간에 악보를 그려놓았는데, 요즘 작곡해 본 짧은 곡이다. ‘기다림’이라는 내용의 곡이다. 그리고 왼쪽 위에는 지금도 내가 겪고 있는 혼란이 담긴 자화상 시를 써 놓았다. 나는 장애인과도, 비장애인과도 어울리지 못해 늘 외롭고 혼란한 시간들 속에서 나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결국 이 그림은 내가 가장 순수했던 시절 드로잉을 하던 때로 돌아가 나를 마주하는 시간을 그려낸 것이다. 그곳에서 나를 마주하고, 나의 지금과 미래를 마주할 것이다.

신현채작가님의 작품세계

자화상 5 ~나의 이야기~, 도화지 캔버스에 펜, 51cmx73cm, 2023